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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나비
1930년대

바다와 나비

김기림 · 1930년대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주석

수심(水深) 물의 깊이.

청무우 푸른빛이 도는 무. '청무'는 무의 한 종류로, 여기서는 바다를 푸른 무밭으로 착각한 것.

심상·해설

바다의 깊이를 모르는 흰나비가 푸른 무밭인 줄 알고 내려갔다 지쳐 돌아오고, 그 가녀린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의 한기가 어리는 차고 시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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