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무제
노란 실 푸른 실로 비단을 짠 듯
평화로운 저녁들에
종다리 종일(終日)의 노래를
저문 공중에서 부르짖으니
가는 비 오는 저녁이라.
내 어머니의 감격한 눈물인 듯
갤 듯 말 듯한 저녁 하늘에
비참한 나 큰 괴로움을
소리 없이 우러러 고하니
가는 비 오는 저녁이라.
봄 동무의 치맛자락 감추이듯
어슥어슥한 암(暗)의 막(幕) 내려
천하의 모든 빛 모든 소리
휘덮어 싸놓으니
가는 비 오는 저녁이라.
(京都서)
주석
종다리 종달새. 봄날 하늘 높이 떠 지저귀는 새.
종일(終日) 온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내내.
암(暗)의 막(幕) 어둠의 장막. 땅거미가 내려 어두워지는 모습을 막이 드리워지는 것에 비유했다.
심상·해설
노랑·파랑 실로 짠 비단 같은 저녁 하늘에 종달새 노래가 잦아들고, 가는 비가 소리 없이 내리며 온 세상의 빛과 소리를 어둠으로 덮어 가는 애잔한 봄 저녁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