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지는 복사꽃
자부런이 실비가 낼오는 늦봄
바람에 송이송이 복사꽃 떨녀
이저리 나돌다가 설니 지는양
서울이라 아가씨 탄식을하네.
細雨濛濛春欲晩 風吹減却桃花片 세우몽몽춘욕만 풍취감각도화편
飛來飛去落雖家 洛陽兒女長相怨 비래비거낙수가 낙양아녀장상원
저므는 늦봄날에 실비는 내려오고
복사꽃 하늘돌다 이저리 지는고야
아가씬 얼골야왼다 탄식탄식 하더라.
주석
細雨濛濛春欲晩 風吹減却桃花片 한시 원문. '가랑비 부슬부슬 봄이 저물려 하고, 바람이 불어 복사꽃 잎을 떨어뜨린다'는 뜻. 몽몽(濛濛)은 비가 자욱이 내리는 모양이다.
飛來飛去落雖家 洛陽兒女長相怨 '날아왔다 날아가다 누구의 집에 떨어지든, 낙양의 아가씨는 길이 서로 원망한다'는 뜻. 낙양아녀(洛陽兒女)는 번화한 서울의 젊은 여인을 가리킨다.
낙양(洛陽) 중국의 옛 도읍으로 번화한 도성을 상징한다. 김억은 이를 '서울'로 옮겨 화려한 도회의 아가씨를 나타냈다.
자부런이 나른하게, 노곤하게라는 뜻의 옛말. '자부럽다(졸음이 오다)'와 통한다.
얼골야왼다 '얼굴 여윈다'의 옛 표기. 봄이 가는 시름에 얼굴이 야윈다는 뜻이다.
심상·해설
가랑비 내리는 저무는 늦봄, 바람에 복사꽃이 송이송이 흩날려 서럽게 지고,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얼굴마저 여위어 탄식하는 아가씨의 모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