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유리창
여보
내마음은 유린가봐 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뒤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 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어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마음은 유린가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주석
눈포래 눈보라의 방언. 바람에 휘몰아치는 눈.
박쥐들의 등대 타오르지 못하는 정열을, 빛을 내지 못하고 박쥐만 깃드는 등대에 빗댄 표현.
심상·해설
작은 한숨에도 흐려지고 찬 서리에 금이 가며 달빛에도 부서지는, 겨울 하늘처럼 투명하고 연약한 마음을 유리에 빗대어 속삭이듯 노래한 애틋한 사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