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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태양이 말하되
1900-1910년대

어린 태양이 말하되

임화 · 1900-1910년대
알지 못할 새 조그만 태양이 된 나의 마음에 고향은 멀어갈수록 커졌다. 누구 하나 남기고 오지 않았고, 못 잊을 풀 한 포기 없건만, 기적이 울고 대륙에 닿은 한 가닥 줄이 최후로 풀어지며, 그만 물새처럼 나는 외로워졌다. 잊어버리었던 고향의 어둔 실현의 무게가 떠오르려는 어린 태양을 바다 속으로 누를 듯 사납다만. 나무 하나 없는 하늘과 바다 사이 구름과 바람을 뚫고, 하룻저녁 너른 수평선 아래로, 아름다이 가라앉는 낙일(낙일)이, 나의 가슴에 놀처럼 붉다. 이제는 먼 고향이여!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으로 나를 내치고, 이내 아픈 신음 소리로 나를 부르는 그대의 마음은 너무나 진망궂은 청년들의 운명이구나! 참아야 할 고난은 나의 용기를 돋우고, 외로움은 나의 용기 위에 또 한 가지 광채를 더했으면…… 아아, 나의 대륙아! 그대의 말없는 운명 가운데 나는 우리의 무덤 앞에 설 비석의 글발을 읽는다.

주석

낙일(落日) 지는 해, 곧 석양. 저물어 가는 처지와 사라져 가는 것을 함께 빗댄 이미지다.

글발 글의 내용, 또는 비석 따위에 새긴 글귀. 여기서는 비문(碑文)을 뜻한다.

심상·해설

고향을 떠나 멀어질수록 더 커지는 그리움을 어린 태양과 수평선에 지는 노을에 겹쳐, 외로움을 용기로 벼리려는 청년의 결의가 붉게 타오르는 황혼 위에 새겨진다.

낭독 지시

Style: 멀어지는 고향을 보듯 아련하고 느리게, 대륙을 부르는 끝 연은 비장하게 가라앉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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