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이충무공
제411회(第四一一回) 탄신(誕辰)
일본(日本)엔 수길(秀吉)이요 만주(滿洲)에는 누루하치
동양(東洋)의 대풍운(大風雲)이 말려 일어나려 할 때
조선(朝鮮)에 이순신(李舜臣) 내신 천의(天意) 누가 알던고.
우리 임 정충대의(精忠大義) 무엇 아니 감동(感動)한가
긴 칼을 옆에 놓고 한 번 남해(南海) 흘기시매
초목(草木)은 고개 숙이고 어룡(魚龍) 벌벌 떠도다.
안전(眼前)의 짙은 어둠 주체할 수 없는 이때
일곱 해 긴긴 밤을 광명(光明)으로 끌어내어
겨레의 태양(太陽)이시던 임이 새로 그려라.
주석
이충무공(李忠武公)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을 높여 부르는 이름. 이 작품은 그의 탄신을 기려 지은 연시조(連時調)다.
제411회 탄신 이순신 탄생을 기준으로 411번째 되는 생일. 1545년 출생이므로 이 시조는 1955년 무렵에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수길(秀吉)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무장.
누루하치 누르하치(努爾哈赤). 여진을 통일하고 후금(뒤의 청나라)을 세운 인물. 만주에서 일어난 새 세력을 가리킨다.
천의(天意) 하늘의 뜻. 큰 전란의 시기에 이순신을 보낸 것을 하늘의 섭리로 본 것이다.
정충대의(精忠大義) 순수하고 한결같은 충성과 큰 의리.
어룡(魚龍) 물고기와 용. 바다의 온갖 생물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이순신의 위엄에 바다의 미물까지 떤다는 표현이다.
안전(眼前) 눈앞.
일곱 해 긴긴 밤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부터 끝난 1598년까지의 7년 전란을 어두운 밤에 빗댄 표현이다.
심상·해설
일본과 만주에서 큰 전란의 풍운이 일던 때, 긴 칼을 옆에 두고 남해를 한 번 흘겨보매 초목과 어룡까지 떨게 한 이순신을, 칠 년 전란의 어둠을 밝힌 겨레의 태양으로 우러러 그리워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