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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의 사망
1920년대

이중의 사망

이상화 · 1920년대
죽음일다! 성난 해가, 니ㅅ발을 갈고 입술은, 붉으락푸르락, 소리 없이 훌적이며, 유린(蹂躪)바든 계집가티 검은 무릅헤, 곤두치고, 죽음일다! 만종(晩鐘)의 소리에 마구를 그리워 우는 소― 피난민(避難民)의 마음으로 보금자리를 찻는 새― 다—검은 농무(濃霧)의 속으로, 매장(埋葬)이 되고, 대지(大地)는 침묵(沈默)한 뭉텅이 구름과, 가티 되다! 「아, 길 일흔, 어린 양(羊)아, 어대로, 가려느냐 아, 어미 일흔, 새 새끼야, 어대로, 가려느냐」 비극(悲劇)의 서곡(序曲)을 릐ᅋᅳ래인하듯 허공(虗空)을 지나는, 숨결이 말하여라. 아, 도적놈의 죽일 숨, 쉬듯한, 미풍(微風)에 부듸쳐도, 설움의 실패ᄭᅮ리를, 풀기 쉬운, 나의 마음은, 하늘 ᄭᅳᆺ과, 지평선(地平線)이, 어둔 비밀실(秘密室)에서, 입마추다. 죽은 듯한 그 벌판을, 지내려 할 ᄯᅢ, 누가 알랴, 어여ᄲᅮᆫ 계집의, 씹는 말과 가티, 제 혼자, 지즐대며, 어둠에 ᄭᅳᆯ는 여울은, 다시 고요히, 농무(濃霧)에 휩사여 맥(脈)풀린 내 눈에서, ᄭᅥᆯ덕이다. 바람결을, 안으려 나붓기는, 거믜줄가티, 헛웃음 웃는, 미친 계집의 머리털로 묵근― 아, 이내 신령의, 낡은 거문고 줄은, 청철(靑鐵)의 녯 성문(城門)으로 다친 듯한, 얼ᄲᅡ즌 내 귀를 ᄯᅮᆯ코, 울어들다― 울어들다― 울다는, 다시 웃다― 악마(惡魔)가, 야호(野虎)가티, 춤추는 깁흔 밤에, 물방아ㅅ간의 풍차(風車)가, 미친 듯, 돌며, 곰팡스런 성대(聲帶)로 목 메인 노래를 하듯……………! 저녁 바다의, ᄭᅳᆺ도 업시 몽롱(朦朧)한 머ᅟᅵᆫ 길을, 운명(運命)의 악지바른 손에 ᄭᅳ을려, 나는 방황(彷徨)해 가는도다, 남풍(嵐風)에, 돗대 ᄭᅥᆨ긴 목선(木船)과 가티, 나는 방황(彷徨)해 가는도다. 아, 인생(人生)의 쓴 향연(響宴)에, 불림 바든 나는, 젊은 환몽(幻夢)의 속에서, 청상(靑孀)의 마음 우와 가티, 적막(寂寞)한 빗의 음지(陰地)에서, 구차(柩車)를 ᄯᅡᆯ흐며 장식(葬式)의 애곡(哀曲)을 듯는 호상객(護喪客)처럼― 털 ᄲᅡ지고 힘업는 개의 목을 나도 드리고, 나는, 넘어지다― 나는, 걱굴어지다! 죽음일다! 부들업게 ᄯᅱ노는, 나의 가슴이, 주린 빈랑(牝狼)의 미친 발톱에, ᄶᅵ저지고, 아우성치는 거친 어금니에, ᄭᅢ물려 죽음일다! ―『비음(緋音)』 가운대서―

주석

릐ᅋᅳ래인 영어 'refrain'을 소리 나는 대로 옮긴 말. 후렴구처럼 같은 가락이 되풀이됨을 뜻한다.

청상(靑孀) 젊어서 남편을 잃은 과부, 곧 청상과부(靑孀寡婦). 외롭고 적막한 마음의 비유로 쓰였다.

구차(柩車) 관을 싣고 가는 수레, 곧 상여·영구차. 죽음과 장례의 행렬을 가리킨다.

호상객(護喪客) 장례를 도우며 상여를 따라가는 조문객. 슬픔의 행렬에 동참한 사람을 뜻한다.

빈랑(牝狼) 암컷 이리(늑대). '빈(牝)'은 짐승의 암컷을 가리키는 한자로, 굶주린 암늑대의 사나움을 통해 죽음의 폭력성을 형상화했다.

남풍(嵐風) 여기서 '남(嵐)'은 산바람·세찬 바람을 뜻하는 한자로, 돛대를 꺾는 거센 폭풍을 가리킨다.

비음(緋音) 이상화의 연작 시 묶음 이름. '비(緋)'는 붉은 빛을 뜻해, 핏빛처럼 강렬하고 어두운 정조를 담고 있다.

심상·해설

핏빛으로 성난 노을이 짓밟힌 듯 곤두박이고, 검은 안개가 온 대지를 매장하는 종말의 저녁이 펼쳐진다. 돛대 꺾인 배처럼 운명에 끌려 방황하던 영혼이 굶주린 암늑대의 이빨에 찢기는, 거듭된 죽음의 환영이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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