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비애
애여 이속엔 들어오지 마라
몸둥아리는 버레가 파먹어
구멍이 숭숭 뚫리고
넋은 하늘을 찾다가
따에 거꾸러져 미쳐난다
애여 이속엔 들어오지 마라
주석
애여 '행여·부디·절대로'의 뜻으로 쓰인 옛말. '아예'와도 통한다. 간곡한 당부를 나타낸다.
따 '땅(地)'의 옛말.
심상·해설
벌레가 파먹어 구멍이 숭숭 뚫린 몸뚱이, 하늘을 찾아 헤매다 땅에 거꾸러져 미쳐 날뛰는 넋. 그 처참한 비애의 속으로는 부디 들어오지 말라고 거듭 만류하는 절규가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