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사의 비밀
울어도 보았소
웃어도 보았소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고
잠잠히 누워도 보았소
그러나 ─
滿朔[만삭]의 胎兒[태아]처럼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생각 생각…
그 때 내 눈 앞에
검은 옷을 입은 주검이 미소를 띠우고,
큰 목청으로 소리치며 지나갔소
너는 소펜화이엘처럼 못생긴 놈이다
주석
사(死)의 비밀 제목의 '사(死)'는 죽음을 뜻한다. 곧 '죽음의 비밀'이라는 의미이다.
만삭(滿朔)의 태아(胎兒) 달이 차서 곧 태어날 태아. 머릿속에서 징그럽게 자라나 꿈틀거리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비유한다.
소펜화이엘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A. Schopenhauer, 1788~1860)를 가리킨다. 삶을 고통과 권태로 본 염세주의 철학자로, 죽음이 그의 이름을 빌려 시인을 조롱하는 장면이다.
심상·해설
울고 웃고 잠잠히 누워 보아도 머릿속에는 만삭의 태아처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징그럽게 꿈틀거린다. 마침내 검은 옷을 입은 죽음이 미소를 띤 채 다가와, 쇼펜하우어처럼 못생긴 놈이라며 큰 소리로 조롱하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