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수인이 만들은 소정원
이슬을 알지 못하는 다―리야하고 바다를 알지 못하는 금붕어하고가 수(繡)놓여져 있다. 수인이 만든 소정원이다. 구름은 어이하여 방 속으로야 들어오지 아니하는가. 이슬은 들창유리에 닿아 벌써 울고 있을 뿐.
계절의 순서도 끝남이로다. 주판알의 고저는 여비(旅費)와 일치하지 아니한다. 죄를 내어 버리고 싶다. 죄를 내어 던지고 싶다.
주석
수인(囚人)이 만들은 소정원(小庭園) '죄수가 만든 작은 정원'이라는 뜻. 갇힌 방 안에 수놓아 만든 가짜 정원을 통해 폐쇄와 죄의식을 그렸다.
다―리야 달리아(dahlia). 국화과의 화려한 원예 꽃. 자수 속에 박제된 채 진짜 이슬을 모른다.
소정원(小庭園) 작은 뜰, 작은 정원.
들창(窓) 벽 위쪽에 작게 낸 창문.
심상·해설
이슬도 바다도 모르는 수놓인 달리아와 금붕어가 갇힌 방 안의 가짜 정원을 이룬다. 들창에 맺힌 이슬만 홀로 울고, 죄를 내던지고 싶은 마음이 감도는 폐쇄된 방의 적막한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