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문각시
터-ㅇ 비인 방안 한구석에
무덤처럼 고요한 어둠이 서릴 제.
똑 똑똑 문설주를 좃는 것은
생쥐도 나나리도 아니란다.
조으면 재미가 나서 똑 똑똑,
이 밤을 좃는 외론 마음이란다.
주석
문각시 문에 깃들어 똑똑 소리를 낸다고 여긴 존재를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빈방의 적막 속에서 문을 두드리는 외로운 마음을 의인화한 제목.
문설주 문의 양옆에 세워 문짝을 끼우는 기둥.
좃는 '쪼다(부리로 콕콕 찍다)'의 옛 표기. 여기서는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를 가리킴.
나나리 '잠자리'의 방언으로 보는 말. 빈방을 맴도는 작은 날벌레를 가리킴.
심상·해설
무덤처럼 고요한 빈방, 문설주를 똑똑 두드리는 소리의 정체가 생쥐도 날벌레도 아닌, 잠 못 드는 제 외로운 마음임을 깨닫는 밤의 정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