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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1920년대

떠나가는 배

박용철 · 1920년대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안윽한 이 항구-ㄴ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최나니 골잭이마다 발에 익은 뫼ㅅ부리모양 주름ㅅ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든 사람들 버리고 가는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대일 어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주석

뫼ㅅ부리 '멧부리', 산봉우리. 사이시옷이 든 옛 표기.

희살짓다 심술을 부려 훼방을 놓다, 짓궂게 방해하다는 뜻의 옛말.

앞대일 어덕 배가 앞으로 가서 닿을(대일) 언덕. 정착할 곳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정든 항구와 낯익은 산봉우리, 사랑하던 사람들을 뒤로하고 닿을 언덕도 기약 없이 젊음을 싣고 떠나는 배의 비장한 이별 정한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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