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청야급수
맑은밤에 맑은물 깃고길을제
달빛은 샘이런듯 어리는고야.
소리없이 난간을 기댓노라면
바람딸아 넘노는 梧桐닢사귀.
淸夜汲淸水 明月湧金井 청야급청수 명월용금정
無語立欄干 風動梧桐影 무어입난간 풍동오동영
달밤에 맑은물을 고요이 길으올제
달빛은 샘이런가 어리고 또 어리고
잎들만 바람을딸아 하늘하늘 하더라.
주석
청야급수(淸夜汲水) 맑은 밤에 물을 긷는다는 뜻의 제목. 시 전체가 달밤에 우물물을 긷는 정경을 담고 있다.
淸夜汲淸水 明月湧金井 한시 원문. '맑은 밤에 맑은 물을 긷자, 밝은 달이 금빛 우물에 솟아오른다'는 뜻. 금정(金井)은 돌로 잘 꾸민 우물을 아름답게 이른 말이다.
無語立欄干 風動梧桐影 '말없이 난간에 서 있으니, 바람이 오동나무 그림자를 흔든다'는 뜻. 우물가 달밤의 고요와 흔들리는 오동잎을 그렸다.
오동(梧桐) 잎이 넓고 큰 낙엽 활엽수. 가을·정취·고독의 정서를 자아내는 소재로 자주 쓰인다.
심상·해설
맑은 달밤 우물물을 길으니 물에 달빛이 샘솟듯 어리고, 말없이 난간에 기댄 사이 바람에 오동잎이 하늘하늘 흔들리는 그윽하고 고요한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