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화제
도회(都會)의 검은 능각(稜角)을 담은
수면(水面)은 이랑이랑 떨려
하반기(下半旗)의 새벽같이 서럽고
화강석(花崗石)에 어리는 기아(棄兒)의 찬 꿈
물풀을 나근나근 빠는
담수어(淡水魚)의 입맛보다 애달파라
주석
화제(畵題) 그림의 제목, 또는 그림에 붙이는 시구(詩句).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짧은 시다.
능각(稜角) 물체의 뾰족한 모서리. 도시 건물의 날카로운 윤곽을 가리킨다.
하반기(下半旗) 조의를 표하려고 깃대 중간쯤에 내려 다는 깃발, 곧 조기(弔旗). 슬픔과 애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아(棄兒)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담수어(淡水魚) 민물에 사는 물고기.
심상·해설
도시의 검은 건물 윤곽이 비친 물결이 새벽 조기처럼 떨리고, 화강암에 버려진 아이의 차가운 꿈이 어리는, 한 폭의 어두운 풍경화 같은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