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쓸쓸한 뫼 앞에
쓸쓸한 뫼앞에 후젓히 앉으면
마음은 갈앉은 양금줄 같이
무덤의 잔듸에 얼골을 부비면
넉시는 향맑은 구슬손 같이
산골로 가노라 산골로 가노라
무덤이 그리워 산골로 가노라
주석
뫼 '산'의 옛말. 무덤을 뜻하기도 한다.
양금(洋琴) 여러 개의 쇠줄을 채로 쳐서 소리 내는 현악기. '양금줄같이'는 줄이 가라앉아 떨리는 마음에 견준 표현이다.
후젓히 '호젓이', 곧 매우 고요하고 쓸쓸하게.
심상·해설
쓸쓸한 산 앞 무덤가에 호젓이 앉아 잔디에 얼굴을 부비면, 마음은 가라앉은 양금줄처럼 떨리고 넋은 향 맑은 구슬처럼 정화되는 고요한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