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월광곡 (2)
1930년대

월광곡 (2)

윤곤강 · 1930년대
밤마다 자취없이 와서 가만히 내 창을 흔드는 지는 잎의 설움을 알기에 내 이 한밤 잠들지 못하노라 차마 점할 수 없는 빛깔 지니신 달아 몸은 슬프고 넋은 어지러워 애타는 달밤의 우리 속에 비취는 둥근 달 쳐다보며 비로소 나는 눈물의 맛을 알았노라 제 그림자에 놀라는 밤새와도 같이… 아으 울어 예는 여울가에 쉴 데도 없는 몸 홀로 서면 어디멘고 먼 젓대소리! 그 소리 내 넋을 불사르고 바람과 달빛에 홀린 마음은 달디단 시름의 술을 빚어라 참지 못한 마음의 조바심 꿈의 또아리 속에 넋은 촛불처럼 활활 타오르도다 시름도 아픔도 밤과 함께 흘러가는데 아으 덧없어라 나의 가슴아 수풀 위에 푸른 달 졸고 나는 눈물로 진주의 샘을 적시리라

주석

월광곡(月光曲) 달빛을 노래한 곡.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에서 비롯된 제목으로, 달밤의 애상을 담는다.

점할 수 없는 가까이 닿거나 접할 수 없는. '점(接/霑)하다'는 가까이하다·닿다의 뜻.

우리 짐승을 가두는 우리, 곧 가둬진 처지를 비유한 말. 여기서는 달밤에 갇힌 듯한 심정.

아으 감탄사. 고려가요에 자주 쓰인 '아으'로, 옛스러운 영탄의 어조를 살린다.

젓대 가로로 부는 관악기, 곧 대금·젓대. '저' 또는 '대금'.

또아리 '똬리'. 둥글게 빙빙 틀어 놓은 모양.

심상·해설

지는 잎이 창을 흔드는 잠 못 드는 달밤, 차마 닿을 수 없는 달빛 아래 먼 젓대 소리에 넋이 불타고, 시름의 술에 취한 마음이 눈물로 진주 같은 샘을 적시는 애절한 월광의 정경이다.

윤곤강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