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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
1920년대

망우

김억 · 1920년대
― S.W 군(君)의 영(靈)에게 그대는 암만해도 올 길 없어라, 그대는 암만해도 돌아가셨다, 그대는 몸이 죽어 올 길 없어라, 그대는 고요하게 돌아가셨다. 그대의 덥게 타던 가슴의 생각, 그대의 희멀금한 병색(病色)의 얼굴, 지금은 사라지어 듣기 어렵고, 지금은 깊이 묻혀 볼 길 없었다. 흘려도 닿지 않는 두 눈의 눈물, 돌아봐도 닿지 않는 옛날의 생각 그대는 그러나마 잊지 않으매, 그대는 그러나마 알지 못하매. 물같이 때바퀴는 흘러가는데, 물같이 세상 맘은 잊어 가는데, 그대여, 깊은 잠에 고요하여라, 하늘아, 그의 영(靈)에 은혜 하여라.

주석

망우(忘友) 잊지 못할 벗, 또는 세상을 떠난 벗을 이르는 말. 죽은 친구를 추모하는 제목이다.

S.W 군(君) 고인이 된 벗의 영문 이니셜.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다.

영(靈) 넋, 영혼. '그의 영에게'는 죽은 이의 혼령에게 바친다는 뜻.

때바퀴 시간의 수레바퀴. 쉼 없이 굴러가는 세월을 비유한 말.

그러나마 그러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옛말투의 양보 표현.

심상·해설

세상을 떠난 벗을 향해 아무리 불러도 다시 올 수 없음을 거듭 되뇐다. 뜨겁던 마음과 병색 짙던 얼굴은 사라지고, 흐르는 세월에 잊혀 가는 슬픔 속에서 고인의 영혼에 평안과 은혜를 비는 추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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