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새로워진 행복
검푸른 밤이 거룩한 기운으로
온 누리를 덮어싼제,
그대 아침과 저녁을 같이하든
사랑은 눈의앞을 몰래 떠나,
뒷산 언덕위에 혼잣몸을 뉘라.
별많은 하늘 무심히 바래다가
시름없이 눈감으면.
더빛난 세상의문 마음눈에 열리리니,
기쁜가슴 물결같이 움직이고
뉘우침과 용서의 아름답고 좋은생각
헤엄치는 물고기 떼처럼 뛰어들리.
그러한때, 저건너,
검은둘레 우뚝이선 산기슭으로
나르듯 빨리 옮겨가는 등불하나
저의 집을 향해 바쁘나니,
무서움과 그리움 섞인감정에
그대발도 어둔길을 서슴없이 달음질해,
아늑한 등불 비최는데 들어오면,
더 아늑이 웃는 사랑의눈은
한동안 멀리두고 그리든이들같이
새로워진 행복에 부시는 그대눈을 맞어 안으려니.
주석
누리 '세상'을 뜻하는 우리말.
혼잣몸 혼자인 몸. 홀몸.
심상·해설
검푸른 밤 언덕에 홀로 누워 별을 바라보다 눈을 감으면 마음에 빛난 세상이 열리고, 산기슭으로 바삐 옮겨가는 등불 하나가 집의 아늑한 사랑으로 돌아드는 따스한 장면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