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비에 젖은 마음
불도없는 방안에 쓰러지며
내쉬는 한숨따라 「아 어머니!」 섞이는말
모진듯 참아오든 그의모든 설어움이
공교로운 고임새의 무너져 나림같이
이한말을 따라 한번에 쏟아진다
많은구박 가운데로 허위어다니다가
헌솜같이 지친몸은 일어날 기운잃고
그의맘은 어두움에 가득 차서있다
쉬일줄 모르고 찬비자꾸 나리는밤
사람기척도 없는 싸늘한 방에서
뜻없이 소리내인 이한말에 마음풀려
짓궂은 마을애들에게 부대끼우다
엄마 옷자락에매달려 우는애같이
그는 달래여주시는손 이마위에 느껴가며
모든괴롬 울어잊으려는듯 마음놓아 울고있다
주석
고임새 물건을 괴어 받쳐 놓은 모양새. 받침이 무너지면 위에 얹힌 것이 한꺼번에 쏟아지듯, 참았던 설움이 터져 나옴을 비유함.
허위어다니다 '허우적거리며 다니다'의 옛말. 힘겹게 헤매어 돌아다님.
심상·해설
불 꺼진 싸늘한 방에서 찬비가 내리는 밤, 구박에 지친 사람이 '아 어머니'라는 한마디에 무너지듯 울음을 쏟아 내는 장면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