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위로
우는 이여
나의 벗이여
벗의 눈물을 씻어
우리들의 환상을 그린
봄 하늘의 아름다움을 보라.
벗이여
우리는 먼저
침묵을 약속하였었다─
모든 거인(巨人)들이 지킨 것을
우리는 이끼 그윽한 옛길 위에서.
그러나 벗이여
우리는 너무 말했다
가벼운 내 입이
또 무거우나 참기 어려운
벗의 입이…….
벗이여
벗은 벗의 마음을
바람의 팔랑개비인 줄 믿느뇨?
물 위에 떴다 사라지는
물거품인 줄 아느뇨?
하나 벗이여
우리는 보지 않는가
봄 하늘 위에 솟은
우리들의 낙원을?
우리의 시선에 모이는 초점을.
주석
거인(巨人) 옛 약속을 끝까지 지켜낸 위대한 인물들을 비유한 표현.
팔랑개비 바람에 빙빙 도는 바람개비. 변덕스럽고 가벼운 마음을 빗댄 말.
심상·해설
눈물을 닦는 벗에게 봄 하늘의 환한 아름다움을 가리켜 보이며, 흔들리는 마음 너머에 함께 바라보는 낙원이 솟아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