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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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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 · 1920년대
우는 이여 나의 벗이여 벗의 눈물을 씻어 우리들의 환상을 그린 봄 하늘의 아름다움을 보라. 벗이여 우리는 먼저 침묵을 약속하였었다─ 모든 거인(巨人)들이 지킨 것을 우리는 이끼 그윽한 옛길 위에서. 그러나 벗이여 우리는 너무 말했다 가벼운 내 입이 또 무거우나 참기 어려운 벗의 입이……. 벗이여 벗은 벗의 마음을 바람의 팔랑개비인 줄 믿느뇨? 물 위에 떴다 사라지는 물거품인 줄 아느뇨? 하나 벗이여 우리는 보지 않는가 봄 하늘 위에 솟은 우리들의 낙원을? 우리의 시선에 모이는 초점을.

주석

거인(巨人) 옛 약속을 끝까지 지켜낸 위대한 인물들을 비유한 표현.

팔랑개비 바람에 빙빙 도는 바람개비. 변덕스럽고 가벼운 마음을 빗댄 말.

심상·해설

눈물을 닦는 벗에게 봄 하늘의 환한 아름다움을 가리켜 보이며, 흔들리는 마음 너머에 함께 바라보는 낙원이 솟아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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