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예술가
나는 서투른 화가(畵家)여요
잠 아니 오는 잠ㅅ자리에 누어서 손ㅅ가락을 가슴에 대히고 당신의 코와 입과 두 볼에 새암 파지는 것ᄭᅡ지 그렷슴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적은 우슴이 ᄯᅥ도는 당신의 눈ㅅ자위는 그리다가 백 번이나 지엇슴니다
나는 파겁(破怯) 못한 성악가(聲樂家)여요
이웃 사람도 도러가고 버러지 소리도 ᄭᅳᆫ첫는데 당신의 가러처 주시든 노래를 부르랴다가 조는 고양이가 부ᄭᅳ러워서 부르지 못하얏슴니다
그레서 가는 바람이 문풍지를 슬칠 ᄯᅢ에 가마니 합창(合唱)하얏슴니다
나는 서정시인(敍情詩人)이 되기에는 너머도 소질(素質)이 업나버요
「질거음」이니 「슯음」이니 「사랑」이니 그런 것은 쓰기 시려요
당신의 얼골과 소리와 거름거리와를 그대로 쓰고 십흠니다
그러고 당신의 집과 침대(寢臺)와 ᄭᅩᆺ밧헤 잇는 적은 돍도 쓰것슴니다
주석
새암 여기서는 볼에 패는 보조개를 뜻한다. '샘'은 본래 우물이나 옴폭 팬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파겁(破怯) 익숙해져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이 없어짐. '파겁 못한'은 무대 공포를 떨치지 못했다는 뜻.
심상·해설
그리다 지운 임의 얼굴, 부르다 만 노래, 문풍지 스치는 바람결의 가만한 합창 등 임을 향한 서툴고 애틋한 예술 행위가 한밤의 정경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