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북청 물장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北靑)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北靑)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北靑) 물장수.
주석
북청(北靑) 물장수 함경남도 북청 출신으로, 옛 서울에서 물지게로 집집마다 식수를 길어다 팔던 사람들. 부지런하고 성실하기로 이름났으며, 자식을 공부시키려는 향학열이 높았다. 근대 도시 서민의 새벽 풍경을 상징한다.
심상·해설
동트기 전 새벽, 꿈결처럼 다가와 머리맡에 찬물을 쏟아 붓고 삐걱삐걱 물지게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를 날마다 기다리는 정겹고 아련한 새벽 정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