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님의 손길
1920년대

님의 손길

한용운 · 1920년대
님의사랑은 강철을녹이는불보다도 뜨거은데 님의손길은 너머차서 한도가업슴니다 나는 이세상에서 서늘한것도보고 찬것도보앗슴니다 그러나 님의손길가티찬것은 볼수가업슴니다 국화픤 서리아츰에 떠러진닙새를 울니고오는 가을바람도 님의손길보다는 차지못함니다 달이적고 별에뿔나는 겨을밤에 어름위에 싸인눈도 님의손길보다는 차지못함니다 감로와가티청량한 선사의설법도 님의손길보다는 차지못함니다 나의적은가슴에 타오르는불꽃은 님의손길이아니고는 끄는수가업슴니다 님의손길의온도를 측량할만한 한란계는 나의가슴밧게는 아모데도 업슴니다 님의사랑은 불보다도 뜨거워서 근심산을 태우고 한바다를 말니는데 님의손길은 너머도차서 한도가업슴니다

주석

감로(甘露) 단 이슬. 불교에서 부처의 가르침이나 깨달음을 비유하는 말.

청량(淸凉) 맑고 서늘함.

선사(禪師) 선종(禪宗)의 고승, 참선을 지도하는 스님.

한란계(寒暖計) 온도계의 옛말.

별에 뿔나는 몹시 추운 겨울밤 별빛이 날카롭게 빛나는 모습을 표현한 말.

심상·해설

강철을 녹일 만큼 뜨거운 사랑인데도 그 손길은 가을바람이나 얼음 위 눈보다 더 차다는 역설로, 사랑의 깊이와 이별의 시림을 함께 느끼게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한용운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