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산거
티끌세상을 떠나면
모든것을 잊는다 하기에
산을깎아 집을짓고
돌을뚫어 새암을 팠다
구름은 손인양하야
스스로 왔다 스스로가고
달은 파수꾼도 아니언만
밤을새워 문을 지킨다
새소리를 노래라하고
솔─바람을 거문고라 하는것은
옛사람의 두고쓰는 말이다
님 그리워 잠못이루는
오고 가지않는 근심은
오직 적은 베개가 알뿐이다
공산(空山)의 적막(寂寞)이여
어대서 한가한 근심을 가져오는가
차라리 두견성(杜鵑聲)도 없이,
고요히 근심을 가져오는
오오 공산(空山)의 적막(寂寞)이여
주석
공산(空山) 인적 없이 비어 있는 산. 적막함을 강조.
두견성(杜鵑聲) 두견새(소쩍새)의 울음소리. 한시에서 흔히 애상·그리움·한(恨)을 상징.
새암 '샘'의 옛말·방언.
심상·해설
속세를 떠나 산을 깎아 지은 집에서 구름이 손님처럼 드나들고 달이 밤새 문을 지키는데, 잠 못 이루게 하는 그리움의 근심이 빈 산의 적막 속에 고요히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