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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스
1930년대

번스

박용철 · 1930년대
양을 부르소 山[산]으로 부르소, 히더 자란데로 양을 부르소, 시내ㅅ둑으로 양을 부르소 내엡븐 내사랑아. 들으소 벅국새 저녁노래가 클론더 숲에서 울리어나네 자—그럼 팔결고 걸어가자구 내엡븐 내사랑아. 시내를 딸아 걸어가자구 달그리매 딸아 달게흐르는 맑은 물결에 오리나무 가지를 널리 벋은아래로. 저건너 클론더의 고요한塔[탑] 거기 한밤중 달빛아래는 이슬에 젖은 꽃닢새 우에서 仙女[선녀]들이 즐거운 춤을춘다. 귀신 독갑이 무설것없지 사랑과 하날의 고임받으니 궂인것 하나 네게못오지 내엡븐 내사랑아. 너는 그대지 고읍고 사랑스러 내맘을 그만 훔쳐갔고나 죽기는 쉬어도 놓기는 어려 내엡븐 내사랑아.

주석

번스 스코틀랜드 국민시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 1759~1796). 박용철이 그의 시를 번역하였다.

히더 히스(heather). 스코틀랜드 황야에 자라는 야생 관목.

클론더(클루던) 스코틀랜드의 클루던(Cluden) 일대. 번스 시에 등장하는 지명.

달그리매 달그림자. '그리매'는 그림자의 옛말.

고임받으니 사랑받으니. '고이다'는 사랑하다·아끼다의 옛말.

심상·해설

히스 우거진 산과 시냇둑으로 양을 부르며 사랑하는 이와 팔짱 끼고 걷는 저녁, 달빛 어린 탑 곁 이슬 젖은 꽃잎 위에서 선녀들이 춤추는 목가적 정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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