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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1920년대

세모

한용운 · 1920년대
산 밑 작은 집에 두어 나무의 매화가 있고 주인은 참선(參禪)하는 중이다. 그들을 둘러싼 첫 겹은 흰 눈, 찬 바람 혹은 따스한 빛이다. 그 다음의 겹과 겹은 생활 • 전쟁 • 주의(主義) • 혁명 등 가장 힘있게 진전(進展)되는 것은 강자(強者)와 채권자(債權者)의 권리(權利) 행사(行使)다. 해는 저물었다. 모든 것을 자취로 남겨 두고 올해는 저물었다.

주석

세모(歲暮) 한 해의 마지막 무렵. 세밑·연말.

참선(參禪) 불교에서 마음을 가다듬어 고요히 진리를 탐구하는 수행.

주의(主義) 여기서는 사회주의·자본주의 등 사상적 이념을 가리킴.

심상·해설

산 밑 작은 집에서 매화를 곁에 두고 참선하는 이를 흰 눈과 찬 바람, 그리고 생활·전쟁·혁명의 겹겹이 에워싸는 가운데, 강자의 권리 행사 속에 한 해가 저무는 풍경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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