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유언
조선아 내가 너를 영결(永訣) 할 때
개천가에 고꾸라졌던지 들에 피 뽑았던지
죽은 시체에게라도 더 학대해다오.
그래도 부족하거든
이다음에 나 같은 사람이 나더라도
할 수만 있는 대로 또 학대해보아라
그러면 서로 미워하는 우리는 영영 작별된다
이 사나운 곳아 사나운 곳아.
주석
영결(永訣) 죽어서 영원히 헤어짐. 마지막 이별을 뜻한다.
조선 시인을 핍박한 당대 사회와 조국을 의인화하여 부른 대상.
심상·해설
자신을 끝없이 짓밟은 조국을 향해, 죽어서까지 더 학대하라며 영원한 결별을 내뱉는 처절하고 사나운 절규가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