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일경초의 생명
강상(江上) 수봉(數峰)의 푸른 빗 너머로 백목단화(白牧丹花) 가튼 한 ᄶᅩ각 구르미 오른다
무엇보다도 민속(敏速)한 나의 뇌(腦)가 무어슬 늣기랴다가 미처 늣기지 못한 그 찰나(刹那) 구르믄 벌써 솜 뭉치가치 픠여서 한편 하느ᄅᆞᆯ 더퍼 온다
선아(仙娥)야 그 솜뭉치 좀 빌여라 가벼운 치위ᄅᆞᆯ 견듸지 못하ᄂᆞᆫ 보드러운 싸글 싸 주자
선아(仙娥)는 침묵(沈默)이다 그러나 넘칠 ᄯᅳᆺ한 애교(愛嬌) 나ᄅᆞᆯ 향(向)하야 동정(同情)을 드러붓ᄂᆞᆫ 듯하다
어늬 겨를에 그리 청명(晴明)하든 창공(蒼空) 수묵색(水墨色)의 장막(帳幕)을 편 듯하다
벼개 위에 오랴ᄂᆞᆫ 낫 조르믈 ᄶᅩᆺᄂᆞᆫ 패연(沛然)한 소리 대한(大旱)의 야(野)에 활수(活水)가 낫도다
아아 나의 감사(感謝)ᄅᆞᆯ 표(表)하ᄂᆞᆫ 시선(視線) 새삼스럽게 벌써 개인 강상(江上)의 수봉(數峰)에 대인다
제 아모리 악마(惡魔)라도 엇지 마그랴 초토(焦土)의 중(中)에셔도 금석(金石)을 ᄯᅮ를 ᄯᅳᆺ한 진생명(眞生命)을 가졋든 그 풀의 발연(勃然)을
사랑스럽다 귀(鬼)의 부(斧)로도 마(魔)의 아(牙)로도 엇져지 못할 일경초(一莖草)의 생명(生命)
주석
백목단화(白牧丹花) 흰 모란꽃. 탐스럽게 피어오른 구름을 빗댄 말이다.
선아(仙娥) 선녀(仙女). 여기서는 하늘·구름을 의인화한 대상이다.
패연(沛然) 비가 좍좍 세차게 쏟아지는 모양.
대한(大旱)의 야(野)에 활수(活水)가 났도다 큰 가뭄의 들에 살아 있는 물이 솟았다는 뜻으로, 단비가 메마른 생명을 살림을 이른다.
귀(鬼)의 부(斧)·마(魔)의 아(牙) 귀신의 도끼와 마귀의 어금니. 어떤 파괴적인 힘으로도 꺾을 수 없는 풀의 생명력을 강조한다.
심상·해설
강 위로 피어오른 모란 같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단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불탄 땅에서도 쇠와 돌을 뚫을 듯 솟구치는 풀의 생명력이 경이롭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