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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
1920년대

비방

한용운 · 1920년대
세상은 비방도만코 시기도만슴니다 당신에게 비방과 시기가 잇슬지라도 관심치마서요 비방을조아하는사람들은 태양에 흑점이잇는것도 다행으로 생각함니다 당신에게대하야는 비방할것이업는 그것을 비방할는지 모르것슴니다 조는사자를 죽은양이라고 할지언정 당신이 시련을밧기위하야 도적에게 포로가되얏다고 그것을 비겁이라고할수는 업슴니다 달빗을 갈꽃으로알고 흰모래위에서 갈마기를이웃하야 잠자는 기럭이를 음란하다고할지언정 정직한당신이 교활한유혹에 속혀서 청루에 드러갓다고 당신을 지조가업다고할수는 업슴니다 당신에게 비방과시기가 잇슬지라도 관심치마서요

주석

청루(靑樓) 기생집, 곧 기녀가 있는 술집을 이르는 말. 세상의 음란한 곳을 상징한다.

갈꽃 갈대의 꽃. 달빛을 하얀 갈꽃으로 잘못 알 만큼 흰모래밭의 풍경을 그린 표현이다.

태양의 흑점 완전무결해 보이는 태양에도 있는 점. 흠 없는 이에게서 굳이 흠을 찾으려는 비방의 심리를 빗댄 것이다.

심상·해설

세상의 헐뜯음에 흔들리지 말라는 위로가 또렷하다. 조는 사자를 죽은 양이라 하고 잠든 기러기를 음란하다 하는 억지처럼, 임을 향한 비방도 진실을 가릴 수 없음을 일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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