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스콰이어
방안은 밤의고요 가득하고
적은 불ㅅ길속은 깜작 흔들린다
내맘속엔 그림자도 빛도없고
밤도 해흐름도 새벽도 낮도없다
내머리는 思想[사상]의 줄기를 찾지않고
팔다리는 힘없이 느러지고
모든 欲望[욕망]도 한동안 잠들어
나는 불ㅅ길을 들여다보는
다만한쌍의 눈일 뿐이어라
주석
스콰이어 영국 시인·평론가 J. C. 스콰이어(John Collings Squire, 1884~1958). 박용철이 그의 시를 번역하였다.
해흐름 해질 무렵, 황혼. '해거름'의 변이형.
느러지고 늘어지고. 힘이 빠져 처지는 모양.
심상·해설
밤의 고요가 가득한 방에서 작은 불꽃만 깜박이고, 생각도 욕망도 모두 잦아든 채 그저 난롯불을 바라보는 한 쌍의 눈으로만 남은 깊은 정적과 무념의 순간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