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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
1920년대

쾌락

한용운 · 1920년대
님이여 당신은 나를 당신기신때처럼 잘잇는줄로 아심닛가 그러면 당신은 나를아신다고할수가 업습니다 당신이 나를두고 멀니가신뒤로는 나는 깃붐이라고는 달도업는 가을하늘에 외기력이의 발자최만치도 업습니다 거울을볼때에 절로오든우슴도 오지안습니다 꼿나무를심으고 물주고붓도드든일도 아니합니다 고요한달그림자가 소리업시거러와서 엷은창에 소군거리는 소리도 듯기실습니다 감을고 더운 여름하늘에 소낙비가지나간뒤에 산모롱이의 적은숩에서나는 서늘한맛도 달지안습니다 동무도업고 노리개도업습니다 나는 당신가신뒤에 이세상에서 엇기어려은 쾌락이 잇습니다 그것은 다른것이아니라 잇다금 실컷우는것입니다

주석

붓도드든 북돋우던. 식물의 뿌리를 흙으로 덮어 잘 자라게 하던 일.

심상·해설

님이 떠난 뒤 거울 앞 웃음도, 소나기 뒤 서늘한 맛도 모두 빛을 잃은 채, 이따금 실컷 우는 일만이 유일한 쾌락이 되어 버린 깊은 상실의 슬픔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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