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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1920년대

성탄

한용운 · 1920년대
부처님의 나심은 온 누리의 빛이요 뭇 삶의 목숨이라. 빛에 있어서 밖이 없고 목숨은 때를 넘느니. 이곳과 저 땅에 밝고 어둠이 없고 너와 나에 살고 죽음이 없어라. 거룩한 부처님 나신 날이 왔도다. 향을 태워 받들고 기(旗)를 들어 외치세. 꽃머리와 풀 위에 부처님 계셔라. 공경하여 공양하니 산 높고 물 푸르더라.

주석

성탄 여기서는 석가모니 부처가 태어난 날, 즉 초파일(부처님 오신 날)을 가리킴. 기독교의 성탄과는 다름.

공양(供養) 불교에서 부처·보살 등에게 음식·향·꽃 등을 바치어 받드는 일.

꽃머리 꽃송이·꽃부리. 꽃의 가장 윗부분.

심상·해설

부처가 태어난 날, 온 누리에 빛이 가득하고 향을 사르며 깃발을 드는 가운데 꽃과 풀 위에까지 부처가 깃들어 산은 높고 물은 푸른 거룩한 정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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