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체스터턴
1930년대

체스터턴

박용철 · 1930년대
내뼈에서 나를 처내리소서 하나님의 칼이여 꼿꼿하고 이상하기 나무줄기같이된 뼈를 바람을타고 날아오르는 마음가진 내가 내려보고 깜짝 놀라게 하옵소서. 나를 내피에서 쪼겨내소서 그리하야 어둠속에 바다를 맞나나 해는 영영못맞나는 여러갈래 숨어흐르는 물같은 저 붉은 조상의강이 흐름을 듣게하소서. 내눈을볼 기적의눈을 주시옵고 내안에서 굴르는 산 거울인 눈 무섭게 맑으나 믿을수 없기 저희가 보는 모든것 보다. 나를 내영혼에서 쪼겨내사 저 생의 힘있는맥박 피흐르는 상처같은죄를 보게하사 마침내 내가 내자신을 구원하기 길가에 모르는사람을 구원할수있는것같이 하게 하옵소서.

주석

체스터턴 G. K. 체스터턴(1874~1936). 영국의 작가·시인.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객관적 시선으로 자아와 죄를 바라보게 해 달라는 기도 형식의 시이다.

붉은 조상의 강 몸속을 흐르는 피, 곧 자신에게 이어진 선조들의 핏줄을 강에 빗댄 표현.

심상·해설

제 뼈와 피와 영혼에서 자신을 떼어내, 낯선 이를 보듯 제 죄와 존재를 바라보게 해 달라는 강렬하고 성찰적인 기도가 펼쳐진다.

박용철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