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절망에서
나는 이제 절망(絶望)의 흙속에
파묻혀 엎드린 한개의 씨
아─ 한없는 어둠…………
과 고요……………………
그러나 그러나
천 천 이 천 천 이
나는 고개를 든다
천 천 이 천 천 이
그러나 힘있게 우으로
나는 머리를 밀어올린다……
나는 숨을 쉬었다 지구(地球)를 나는 뚫었다─
나는 팔을 뻗힌다─
나는 다리를 뻗힌다─
아─ 나는 이제 아츰해 비쵠 언덕우에
두팔 처들어 왼몸 훨신 펴고 서있는
오─ 서있는 사람이로라
주석
絶望 절망(絶望). 모든 희망이 끊어진 상태.
地球 지구(地球). 여기서는 씨앗을 덮은 단단한 땅 전체를 가리켜, 그것을 뚫고 솟아나는 생명력을 강조한다.
심상·해설
절망의 흙 속에 묻힌 한 알의 씨앗이 한없는 어둠을 뚫고 천천히, 그러나 힘차게 머리를 밀어 올려, 마침내 아침 해 비친 언덕 위에 두 팔 벌리고 우뚝 선 사람으로 일어서는 강렬한 생명의 약동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