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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1920년대

도토리

김동환 · 1920년대
―개척자(開拓者)(춘원)에서 성재(性哉). 누나야, 이것을 마시렴. 이 약(藥)을 화학실험실(化學實驗室)에서 가져온 것이다. 어머니 근심도 덜으시게! 성순(性淳). 싫어요, 나는 높은 묏부리에 핀 개나리꽃도 빗방울에 맞으면 그만 진다구요, 귀여운 세상에 났다가 고이고이 지렵니다. 비록 피어보지도 못한 대로 간대도, 나는! 민(閔). 도토리다! 순(淳)아 너는 도토리다! ―한알 쌀이 땅에 떨어져 칠십 배 된다. ―예수

주석

개척자(開拓者) 춘원 이광수가 1917~1918년 매일신보에 연재한 장편소설. 김동환이 이 소설 속 인물들의 대사를 빌려 시극(詩劇)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춘원(春園) 소설가 이광수(1892~1950)의 호.

성재·성순·민 소설 「개척자」의 등장인물들. 성순은 사랑에 좌절해 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여주인공이다.

도토리 한 알의 도토리가 큰 참나무로 자라듯, 작은 생명·희생이 큰 결실을 맺는다는 상징. 끝의 예수 인용과 호응한다.

한알 쌀이 땅에 떨어져 칠십 배 신약성경 마태복음의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구절을 변용한 것.

심상·해설

사랑에 절망해 스러지려는 누이에게 약을 권하고, 빗방울에 지는 개나리꽃처럼 피어 보지도 못하고 간다는 그녀를 '도토리'라 부르는, 한 알의 희생이 큰 결실이 되리라는 비장한 시극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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