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오후의 꿈은 날 줄을 모른다
날어갈 줄을 모르는 나의 날개.
나의 꿈은
오후의 피곤한 그늘에서 고양이처럼 조려웁다.
도무지 아름답지 못한 오후는 구겨서 휴지통에나 집어넣을가?
그래도 지문학의 선생님은 오늘도 지구는 원만하다고 가르쳤다나
'갈릴레오'의 거짓말쟁이.
흥 창조자를 교수대에 보내라.
하누님 단 한 번이라도 내게 성한 날개를 다고, 나는 화성에 걸터앉아서
나의 살림의 개어진 지상을 껄 껄 껄 웃어주고 싶다.
하누님은 원 그런 재주를 부릴 수 있을가?
주석
지문학(地文學) 지구의 표면과 자연 현상을 다루는 학문. 오늘날의 지구과학·지리학에 해당한다.
갈릴레오 갈릴레오 갈릴레이. 지구가 둥글고 움직인다고 주장한 과학자. 여기서는 둥근 지구설을 비꼬아 '거짓말쟁이'라 부른다.
원만하다 여기서는 '둥글다(圓滿)'는 뜻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학설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날지 못하는 날개와 졸음에 겨운 오후, 둥근 지구설마저 비웃으며 화성에 걸터앉아 망가진 지상을 껄껄 비웃고 싶어 하는 권태와 냉소의 백일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