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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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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 1930년대
땅 위에 남은 빛의 최후의 한 줄기조차 삼켜 버리려는 검은 의지에 타는 검은 욕망이여 나의 작은 방은 등불을 켜 들고 그 속에서 술취한 윤선과 같이 흔들리우고 있다. 유리창 넘어서 흘기는 어둠의 검은 눈짓에조차 소름치는 겁 많은 방아 문 틈을 새어 흐르는 거리 위에 옅은 물결에 적시우며 흘러가는 발자국들의 포석을 따리는 작은 음향조차도 어둠은 기르려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푸른 그림자마저 빼앗긴 거리에 시인 포풀라의 졸아든 몸뚱아리가 거리가 꾸부러진 곳에서 떨고 있다. 아담과 이브들은 '우리는 도시 어둠을 믿지 않는다'고 입과 입으로 중얼거리며 층층계를 내려간 뒤 지하실에서는 떨리는 웃음소리 잔과 잔이 마주치는 참담한 소리...... 높은 성벽 꼭대기에는 꿈들이 내려 보내는 것조차 잊어버린 별들이 절망을 안고 졸고들 있다. 나는 분시에 나의 방의 작은 속삼임 소리에 놀라서 귀를 송굿인다. -어서 밤이 새는 것을 보고 싶다- -어서 새날이 오는 것을 보고 싶다-

주석

윤선(輪船) 바퀴 달린 배라는 뜻으로, 증기로 움직이는 기선(汽船)을 이르던 말.

포석(鋪石) 길에 깐 돌. 또는 돌로 포장한 길바닥.

포풀라 포플러(poplar). 미루나무 종류의 가로수.

분시 '문득'의 옛 표현으로 보임. 갑자기, 별안간의 뜻.

심상·해설

빛을 삼키려는 검은 어둠 속에서 작은 방이 술 취한 배처럼 흔들리고, 밤이 새고 새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도시의 불안한 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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