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화물 자동차
작은 등불을 달고 굴러가는 자동차의 작은 등불을 믿는 충실한 행복을 배우고 싶다.
만약에 내가 길거리에 쓰러진 깨어진 자동차라면 나는 나의 노트에 장래라는 페이지를 벌써 지워버렸을 텐데
대체 자정이 넘었는데 이 미운 시를 쓰노라고 베개 가슴을 고인 동물은 하느님의 눈동자에 어떻게 가엾은 모양으로 비칠까? 화물 자동차보다 이쁘지 못한 사족수
차라리 화물 자동차라면 꿈들의 파편을 거두어 심고 저 먼 항구로 밤을 피하여 가기나 할 터인데.
주석
사족수 네 발 달린 짐승(四足獸). 자정 넘어 시를 쓰며 엎드린 자신을 화물차만도 못한 한 마리 짐승에 빗대어 자조한다.
심상·해설
자정 넘은 깊은 밤, 작은 등불을 단 화물 자동차를 바라보며 시 쓰는 자신을 부서진 차, 짐승에 빗대어 먼 항구로 떠나고 싶은 고단하고 쓸쓸한 자조가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