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1910년대
주유의 노래
나의 마음은 괴롭노라……
제군은 나의 이런 탄식을 좋아한다.
어쩌다 나의 노래가 울음이 될 양이면,
제군은 한층 더 나를 사랑한다.
오!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
제군은 벌써 열광하고 있다.
물론 나는 잘 안다.
제군들이 비극을 사랑하는 높은 취미를…….
막 끝이 되면 주인공은 병아리처럼 쓰러지고,
제군은 고조된 비극미에 취할 듯하다.
하물며 비극의 종말이 가져오는 일장의 희극,
제군, 요컨대 나의 말로를 보고 싶다는 게지!
경애하는 제군, 만일 시이저가, 결코 제군이 아니라, 시이저가,
성병(聖餅)의 맛을 경계했다면, 파탄은 좀더 연기되었을지도 모른다.
또 한 번, 아니, 얼마든지 말해줄까?
제군, 실로 나의 마음은 괴롭노라.
주석
주유 광대, 어릿광대. 남을 웃기거나 즐겁게 하려 우스개를 부리는 사람. 여기서는 관객을 위해 비극을 연기하는 자신을 빗댐.
시이저(시저) 로마의 카이사르(Julius Caesar). 측근 브루투스 무리에게 암살당했다. 배신과 파국의 상징.
성병(聖餅) 기독교 성찬식에서 그리스도의 몸으로 나누는 빵. 곧 성찬의 빵.
심상·해설
제 괴로움을 구경거리로 즐기는 관객 앞에서, 비극을 연기하는 광대의 자조 어린 독백이 씁쓸하게 이어진다. 박수받을수록 깊어지는 외로움과 파탄을 예감하는 자의 쓴웃음이 배어난다.
낭독 지시
Style: 관객을 향해 비웃듯 자조하는 어조, 비꼬는 대목은 한 박 끌어 빈정대고, 마지막 한 줄은 쓸쓸히 가라앉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