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숲 속의 농부
김 매던 농부
호미자루 목침 삼아
개미들이 토굴 파는
숲에 누웠소
끊었다 이어지는
샘물소리에
포루루 졸음이 오나
어젯밤 동무가 주던
종이조각 잊지 않았소
짙은 풀내에 입맛 당겨
스르르 눈 뜨니
밭이랑에 조싹이 파랗게 보이오
주석
호미자루 김을 매는 농기구인 호미의 손잡이. 원문 '허메자루'는 '호미자루'의 방언·옛 표기.
목침(木枕) 나무로 만든 베개.
종이조각 동무가 건넨 쪽지. 1930년대 농민·노동 운동의 맥락에서 비밀스러운 전단이나 격문을 암시함.
조싹 조(곡식)의 새싹.
심상·해설
김을 매다 호미 자루를 베고 숲에 누운 농부의 귓가로 샘물 소리가 끊겼다 이어지고, 짙은 풀냄새에 눈을 뜨면 밭이랑마다 파릇하게 돋은 조 싹이 보이는 한낮의 들녘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