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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비의
1920년대

생명의 비의

남궁벽 · 1920년대
부슬거리는 봄비속에, 雨傘을밧고서 仁王山에올낫다. 雨傘밧은채 움크리고안저, 비여저나오는 풀싹을드려다보며, 홀로종용히 生命의秘義를늣겻다. 풀은산物種, 산풀을만드러내는大地,— 大地도역시산것이아닌가. 검은흙에서 퍼런풀이난다. 萬物을生長케하는大地의힘,— 그偉大한힘은어듸로부터오나. 물,구름,비는 三位요一體다.— 물이구름이되고, 구름이비가된다. 그러나그體는一이다. 비방울이ᄯᅡ에나려와서, 풀닙과흙덩이를톡톡ᄯᅡ린다. 이러케循環하고 이러케ᄯᅡ리는것도, 산大能者의調和로되는것이아닌가. 「生」을내놋코 宇宙를생각지말것이다. 宇宙는산것이다. 宇宙의根源은「生」이다.

주석

비의(秘義)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깊고 신비로운 뜻이나 이치.

인왕산(仁王山)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 있는 산. 도성 서쪽을 둘러싼 명산이다.

물종(物種) 사물의 종류. 여기서는 풀을 '살아 있는 한 가지 존재'로 가리킨다.

삼위일체(三位一體) 본래 기독교 신학에서 성부·성자·성령이 하나라는 교리. 시인은 이를 빌려 물·구름·비가 모습은 달라도 본질은 하나임을 말한다.

대능자(大能者) 큰 능력을 지닌 자, 곧 만물을 주재하는 절대적 힘 또는 신적 존재.

심상·해설

부슬비 내리는 인왕산에서 우산 아래 쪼그려 앉아, 검은 흙을 비집고 돋는 어린 풀싹을 들여다보며 생명의 신비를 가만히 느끼는 봄날의 정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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