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저자: 김상욱
출판사: 동아시아
등록일: 2026-06-24


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 2026년 6월 / 320쪽 / 18,000원




▣ 저자 김상욱


물리학자. 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양자 카오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포스텍, KAIST,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BK조교수, 부산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를 거쳐 2018년부터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모든 것에 의심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이론이 언제나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과학적 태도, 그리고 그것이 드러내는 아름답고도 경이로운 우주를 널리 알리고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잡> 모든 시리즈에 ‘과학 박사’로 출연했으며, 지은 책으로 『떨림과 울림』, 『김상욱의 과학공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그리스 신화에서 시시포스는 신들로부터 가혹한 형벌을 받는다. 시시포스가 높은 산 정상으로 거대한 바위를 밀어 올려 정상에 도달하면 바위는 계곡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시시포스는 그 바위를 다시 산꼭대기로 밀어 올린다. 프랑스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우리의 삶이야말로 시시포스가 받은 형벌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시시포스 신화는 우리 삶이 부조리하다는 진실을 마주 보도록 만든다. 시시포스의 형벌 같은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아침에 기상, 전철을 타고 출근, 직장에서 보내는 네 시간, 식사, 네 시간의 노동, 전철, 식사, 수면 그리고 똑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는 이 행로는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어져 간다. 다만 어느 날 문득, ‘왜’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부조리는 바로 그다음 순간 발생한다. 인간이 끊임없이 의미나 목적을 갈구하는 데 반해 자연은 그 의미나 목적에 대해서 한없이 침묵하기 때문이다.



과학은 사실로부터 가치나 당위를 끌어내는 것이 논리적 오류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잔인한 본성이 있다는 사실로부터 폭력이 정당하다는 가치를 도출할 수 없다. 아이들이 약자라는 사실로부터 아이들이 보호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결론에 이를 수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숫자 같은 의미 없는 기호에 뜻을 부여하고, 종이 쪼가리에 상상과 신뢰를 더하여 돈을 제작하고, 무색무취의 물질을 맛으로 평가하고, 어떤 조직과 제도가 더 정의롭다고 판단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노동에서 새로운 의미를 끌어낸다.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에너지는 그 형태를 바꿀 뿐 창조되거나 파괴되지 않는다. 물리학자는 이렇게 변하지 않는 에너지 양에 기대어 새로운 입자를 찾거나 이론을 검증한다. 화학자는 화학반응 전후로 원자의 수, 질량, 전하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대어 분자가 지닌 여러 특성을 알아낸다. 가장 먼저 변하지 않는 양이 무엇인지 찾는 물리학자나 화학자처럼, 우리도 일상과 인간관계, 사회에서 10년 뒤에도 변치 않을 사실을 찾을 수 있을까?

세상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속인다. 세상은 자연과 인간으로 구성되는데, 나를 속이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세상이 아니라 인간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그냥 존재할 뿐이라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자연이 속였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자연을 오해한 것이다. 어떤 문제를 물리의 시각으로 본다는 것은 그 근원에서부터 접근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렇게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제대로 된 대응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시시포스가 언덕 위로 돌을 굴려 올리면 돌은 정상에서 다시 굴러떨어지고, 시시포스는 언덕을 걸어 내려가 돌을 다시 굴려 올려야 한다. 이런 무의미한 일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시시포스가 받은 벌의 진정한 고통이다. 하지만 카뮈는 시시포스가 행복하게 돌을 굴려 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한하고 덧없는 삶이라도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뜻일까?


▣ 차례


들어가며



1부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기본 상수 _ 자연 법칙과 인간 본성에 관하여


우리는 왜 자꾸 남을 따라 할까 / 스스로 잠을 줄이는 유일한 동물

이름 없는 이들의 사회 /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냉장고 앞에 선 사바나 원주민 / 수학으로 맺은 비밀 약속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 없는 전쟁



2부 삶이라는 미지수, 최적의 해를 찾아서 _ 끝이 없는 최적화 과정에 관하여


인공지능이 지나간 자리 / 결혼과 사랑의 불안한 동행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준다는 것은 / 인류 죽음 극복 프로젝트

공생, 미토콘드리아부터 기계까지 / 우리가 음모론에 빠지는 이유

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



3부 아주 오래된 미래, 아직 오지 않은 과거 _ 내일을 결정할 초기 조건에 관하여


동양화에는 왜 그림자가 없을까 / 초기 조건 혹은 경계 조건의 힘

좌절은 어떻게 국가를 무너뜨리는가 /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텍스트가 만든 세상 / 장거리 달리기 선수의 불편한 의자

모든 언어가 서로에게 고유하다면



4부 침묵하는 자연 속 의미를 찾는 인간 _ 가치를 부여하는 몫에 관하여


의미 없는 숫자, 숫자 없는 의미 / 돈의 가치는 어디서 오는가

자유로운 나, 이야기하는 나, 만들어진 나 / 맛은 주관적일까 객관적일까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물을 준다는 것

우리는 시시포스의 꿈을 꾸는가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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