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그레이엄 외 지음
흐름출판 / 2025년 5월 / 348쪽 / 24,000원
▣ 저자 마크 그레이엄, 제임스 멀둔, 캘럼 캔트
마크 그레이엄 - 옥스퍼드대학교 인터넷연구소 교수. 디지털 노동, 플랫폼 경제, 글로벌 노동 시장의 불평등 문제를 꾸준히 연구해 왔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의 공정한 기준을 만들고 감시하는 국제 평가 프로젝트, 페어워크 프로젝트를 이끌며, AI 산업의 이면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역할을 조명하고 그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의 연구는 세계은행, 국제노동기구, 유엔 등에서 디지털 시대 노동정책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제임스 멀둔 - 에식스대학교 정치학 교수.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경제가 노동과 민주주의에 끼치는 영향을 탐구해 왔다. 특히 노동자가 플랫폼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에 관심이 많다. 자동화 시대에 노동자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가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디지털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캘럼 캔트 - 에식스대학교 노동사회학 강사. AI와 자동화 기술이 플랫폼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론과 현장을 넘나들며 연구해 왔다. 배달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을 밀착 조사한 『Riding for Deliveroo』를 집필했다. 그는 플랫폼 노동이 겉으로는 유연한 일자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불안정하고 착취적인 구조 속에 있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화해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 가능성을 꾸준히 탐색하고 있다.
▣ 역자 김두완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문화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중음악 전문 컨트리뷰터, 온라인 백과사전 관리자, 단행본 출판 편집자, 음악 DB 매니저 등 여러 직함을 거치면서 프리랜서-비정규직-정규직은 물론 대기업-중소기업-1인 기업까지 ‘다채로운’ 근로 형태를 경험 중인 ‘프로 노동자’이기도 하다. 『도파민네이션』, 『뇌를 이기는 습관』, 『파리는 그림』 등 번역한 책들도 못지않게 다양하다. 현재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있다.
▣ Short Summary
우리는 상상마저 자동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가족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줘.” 명령어 한 줄이면, 몇 분 만에 깜찍하고 이쁜 내 아이의 개성은 살려주면서도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따뜻하고 몽환적인 감성이 담긴 그림이 완성된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챗GPT를 서비스하는 오픈AI는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 요청이 급증하면서 하루 수백만 건의 이미지가 생성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와 막대한 GPU 연산 자원과 전력이 소모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AI 기술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검색, 광고, 교육, 가전제품, 자동차 등 우리의 일상 곳곳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너무도 마법 같아서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거의 묻지 않고, 그 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 책은 전 세계를 휩쓴 인공지능 혁명의 이면을 조명한다. 저자들은 AI의 편리함은 데이터 주석자, 콘텐츠 검수자, 물류 노동자 등 수면 아래 존재하는 수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동 위에 세워져 있다면서, AI가 어떻게 노동을 소외시키고 창의성을 빼앗는지, 그리고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를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미래를 위한 대안도 제시한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간결하고 강력하다. 저자들은 오늘날의 AI를 ‘추출 기계(Extraction Machine)’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출 기계란 인간의 지식과 감정, 창의성과 노동을 흡수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다시 알고리즘으로 가공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구조적 장치를 뜻한다. 그런데 데이터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AI가 존재하려면 반드시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헌신이 필요하다. 즉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AI 서비스는 누군가의 반복적인 클릭과 태깅, 그리고 분류 작업의 결과인데, 이 데이터는 인간의 시간과 감정, 판단과 신체 활동이 고스란히 스며든 노동의 산물이다.
저자들은 AI가 특정한 목적과 이해관계에 따라 설계된다는 점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노동을 은폐하고, 추출하며, 통제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노동은 점차 비가시화되고, 창의성은 코드로 환원되며, 우리의 일상과 삶은 알고리즘의 논리에 의해 재편된다고 말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 차례
머리말 : 추출 기계의 시대,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1장. 기계가 우리를 닮아갈수록, 우리는 기계가 되어 간다: 우간다 굴루, 데이터 주석 작업자기계적이고 단순하며 예측 가능한 노동 / 갱 시스템: 당신을 쥐어짜겠습니다 / 기계는 어떻게 학습하는가 / 기계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2장. AI는 사유하지 않는다: 영국 런던, 머신러닝 엔지니어
AI는 우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 / 알고리즘 공포증 / 최후의 심판 / 디지털 우생학 / 공정하다는 착각
3장. 얼음과 불의 데이터 센터: 아이슬란드, 기술자
냉각과 전력 없이는 AI도 없다 / 전 세계를 연결하는 데이터 대동맥 / 인프라 권력을 차지하라 / 왜 구글이 우리 마을의 물을 마시는가 / AI 군비 경쟁
4장. 당신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인가: 아일랜드, 예술가
예술가 없는 예술, 인간 없는 창작 / 창의력 테스트: AI는 진정한 창의력을 가질 수 있을까? / “그 순간, 베르테르의 구상이 완성됐다” / 모방과 창작을 가르는 선 / 새로움의 저주를 두려워 말 것
5장. 기계를 멈춰 세워라: 영국 코번트리, 물류 노동자
속도는 시스템이 정한다 / 아마존의 추출 기계를 소개합니다 / AI 감시: 출근에서 퇴근까지 / 기계를 멈춰 세워라
6장. 자유를 지키는 독재자들: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
황금광 시대 / 캘리포니아 벤처캐피털의 역사 / 민주주의가 배제된 기술 / 자기합리화인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인가
7장. 오래된 미래에 맞서는 사람들: 나이지리아 나이로비, 노조 활동가
아프리카 최초의 데이터 노동자 조합 /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 국경을 넘어서
8장. 기계 재설계하기: 인공지능 시대의 노동 전략
노동조합과 노동자 조직의 집단적 힘을 강화한다 / 시민사회가 조직적으로 기업을 견제하고 책임을 묻는다 / 엄격한 규제를 도입한다 / 노동자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한다 / 시스템의 불평등과 부정의에 맞선다
맺음말 : 이스라엘 가자지구를 바라보며
감사의 말 / 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