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옵션 세대

결혼 옵션 세대

저자: 민세진, 신자은
출판사: 생각의힘
등록일: 2026-05-06


민세진, 신자은 지음

생각의힘 / 2026년 3월 / 264쪽 / 18,800원




▣ 저자 민세진, 신자은


민세진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동국대학교 경제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중에는 《한국경제신문》에 100회 연재된 ‘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중앙일보》 주말판의 ‘민세진 칼럼’, ‘ON선데이’, 《국민일보》의 ‘경제시평’, 《매일경제신문》의 ‘매경이코노미스트’, 《조선일보》의 ‘조선칼럼’ 등이 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항상 분투하고 있다.



신자은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회 예산정책처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서울시 생활임금위원회 공익위원과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제학으로 현실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어 보다 자유롭고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을 꿈꾸는, 두 남매의 엄마다.


Short Summary


이 책은 1955년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네 세대 대졸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에서 커리어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스펙트럼처럼 변화해왔는지를 인터뷰와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저출생은 갑작스러운 가치관 변화가 아니라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사회적 경험의 결과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첫 번째 집단(1955~1964년생)에서는 대졸 여성 자체가 매우 드물었다. 이들에게 결혼은 당연한 삶의 단계였고, 직장을 유지하는 여성은 극소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하면서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은 100명 가운데 몇 명에 불과했다. 그들은 아무런 사회 제도의 도움도, 롤 모델로 삼을 선배도 없이 커리어를 개척해야 했다. ‘소수의 각자도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세대였다.



두 번째 집단(1965~1974년생)에서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진다. 대학 진학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고학력 여성의 수가 빠르게 늘어났고, 노동시장에서도 여성의 존재가 확대되었다.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갖게 되었지만 동시에 결혼과 가정을 책임져야 했고, 커리어와 가정을 동시에 유지하는 일은 개인의 노력과 희생에 크게 의존했다. 이 세대의 삶은 ‘커리어와 가정의 고단한 공존’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세 번째 집단(1975~1984년생)에서는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대중화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커리어를 시작했고, 20대 후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이전 세대보다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을 삶의 기본 경로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히 강했다. 그 결과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시작한 뒤 결혼과 출산을 경험했고, 육아를 이유로 커리어를 중단하는 사례가 집단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경력 단절 여성’이라는 통계적 범주가 사회적으로 뚜렷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네 번째 집단(1985~1996년생)에 이르러 또 한 번 변화가 일어난다. 이 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안정과 개인의 자립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사회 분위기에서 성인이 되었다. 그리고 부모와 선배 세대가 겪은 경력 단절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성장했다. 그런 이들에게 커리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삶의 기본값이 되었고, 결혼은 더 이상 당연한 삶의 단계가 아니라 조건이 충족될 때 선택하는 옵션이 되었다.



이 네 세대의 경험을 연결해 보면 한 가지 흐름이 보인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갑자기 바뀐 것이 아니라 세대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변화했다. 부모와 선배 세대의 경험을 지켜본 청년 세대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 그 결과 커리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되었고, 결혼은 당연한 삶의 경로가 아니라 조건이 충족될 때 선택하는 옵션이 되었다. 이전 세대에서 나타났던 경력 단절은 점차 줄어들었지만, 대신 결혼 자체가 늦어지거나 선택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늘날 한국의 높은 미혼율과 낮은 출산율은 이러한 세대 간 경험의 축적 속에서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바로 지금부터 2030년 무렵까지가 한국 사회가 저출생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시기는 베이비부머 2세대의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출산의 주체로 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인구 집단이 지나가면 가임 연령대 인구 자체가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에 출생아 수를 되돌릴 수 있는 여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말하자면 지금이 바로 한국 사회가 인구 구조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이다.



결국 저출생 문제의 핵심은 청년 세대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선택이 되지 않도록 사회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지금 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면 결혼과 출산이 다시 선택 가능한 삶의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청년을 설득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 차례


머리말



1장 반세기의 굴곡

2장 소수의 각자도생: 1집단(1955~1964년생)

3장 커리어와 가정의 고단한 공존: 2집단(1965~1974년생)

4장 경력 단절의 시작: 3집단(1975~1984년생)

5장 결혼은 옵션: 4집단(1985~1996년생)

6장 미래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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