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매화사 삼첩
쇠인 양 억센 등걸 암향부동 어인 꽃고
눈바람 분분한데 봄소식을 외오 가져
어즈버 지사고심을 비겨 볼까 하노라.
담담 중 나는 낯빛 천상선자 분명하다
옥난간 어디메뇨 인간연이 무겁던가
연조차 의생기 나니 언다 저어 하리오.
성긴 듯 정다웁고 고우신 채 단정할사
천품이 높은 전차 웃음에도 절조로다
마지 못 새이는 향내 더욱 그윽 하여라.
주석
암향부동(暗香浮動) 그윽한 향기가 은은히 떠돈다는 뜻. 송나라 임포의 매화 시구에서 유래해 매화를 가리키는 대표적 표현이다.
지사고심(志士苦心) 뜻있는 선비가 나라와 세상을 근심하며 애태우는 마음.
천상선자(天上仙子) 하늘 위의 신선. 매화의 고결함을 신선에 빗댄 것이다.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 옳은 뜻을 굽히지 않고 지키는 굳은 마음.
심상·해설
눈바람 어지러운 한겨울, 쇠처럼 억센 늙은 등걸에서 홀로 봄소식을 머금고 피어난 매화. 그 그윽한 향기와 단정한 자태에서 뜻을 굽히지 않는 선비의 절개가 겹쳐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