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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대조 - 소화 16년 12월 8일
1940-1950년대

선전대조 - 소화 16년 12월 8일

이광수 · 1940-1950년대
구름우에 소리 있어 하늘과 땅이 드르르 울리다 하시는 [미국]과 [영국]을 쳐라 [미국]의 [죄악]을 [응징]하고 [아시아]의 [성역]을 채우랴는 [미국]과 [영국]을 쳐라 합시는 우리 임금의 [거룩하]신 분부 백성이 예하고 고개를 숙이니 [하늘]과 바다가 떨다. 이 어찌 [사람]의 뜻이랴 우리 임금은 이렇게 하시다 아세아의 짓밟힌 [동포]를 혜오시매 나리신 [분부]샷다 [미영] ― ― 기나긴 동안 앵굴의 쇠사슬에 얼켜서 [신음]하는 [인도]의― [버마]의― [말레이]의― [필리핀]의― [중국]의 [동포]를 건지시라고 우리들 [조선]에게 내리신 거륵하신 [분부]샷다. 「네」 하는 한 소리뿐 [동해] 해뜰력헤 우렁찬 푸로펠라소리 우리 [조선]의 아들들은 잘도, 장하게도 우리 임금의 뜻을 받자왔다. 들으라 [조선]의 [동포]야 네게도 내게도 꼭 같이 [하늘]의 크신 [분부]를 나리시왔다 「[미국]과 [영국]을 쳐라」하옵신 [진주만] 구완탄 바다에 죽은 [용사], 그들과 같이 너도 나도 우리 임께 이 목숨 안 바치랴느냐.

주석

친일시 이 작품은 1941년 12월 8일 일본의 진주만 기습(태평양전쟁 개전)을 찬양하며 조선인의 전쟁 참여를 선동한 이광수의 친일 시이다. '우리 임금'은 일본 천황을 가리킨다. 원문에는 일부 어휘가 빠져 있어 문맥에 맞게 대괄호로 보완했다.

선전대조(宣戰大詔) 전쟁을 선포하는 천황의 칙령(조서). '소화 16년 12월 8일'은 일본 연호로 1941년 12월 8일, 곧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진주만 공격일이다.

소화(昭和) 16년 일본의 연호 '쇼와' 16년으로 서기 1941년.

성역(聖域) 신성한 영역. 일제가 아시아를 일본 중심으로 통합하려는 명분으로 내세운 표현이다.

앵글(앵굴) 앵글로색슨(Anglo-Saxon), 곧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열강을 낮잡아 이르는 말.

구완탄(구안탄) 바다 일본이 미국과 개전한 태평양·진주만 일대의 바다를 가리키는 표기로 보인다. 진주만 공습으로 격침된 함대와 병사를 '용사'로 미화하고 있다.

심상·해설

1941년 12월 8일 진주만 공격을 천황의 거룩한 분부로 떠받들며, 미·영을 치라는 명령에 고개 숙이는 백성과 동해 위 전투기 소리를 그린다. 진주만에 죽은 병사처럼 목숨을 바치라 외치는 친일 선동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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