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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친
1940-1950년대

사친

이용구 · 1940-1950년대
사친(思親) 부모를 생각하며 갑자재경시(甲子在京時) 갑자년, 서울에 있을 때 회토인정리고연(懷土人情理固然) 항상 부모를 생각함은 당연한 도리이고 황호학발의문전(況乎鶴髮倚門前) 하물며, 백발이 다 된 부모가 문앞에 기대어 기다릴 것인데 기박서산당팔질(氣迫西山當八耋) 기력은 서산으로 지는 해이며 연세는 팔순이니 은심동해애삼년(恩深東海愛三年) 은혜는 동해보다 깊어 삼 년 사랑 받았어라 야몽주사유차리(夜夢晝思由此裡) 밤에는 꿈으로, 낮에는 마음으로 부모님을 생각하니 신성혼정속수변(晨省昏定屬誰邊) 혼정신성으로 부모를 모시는 일 누가 하고 있나 주옹미식이오의(主翁未識離烏意) 집 주인 늙은이는 부모를 떠난 까마귀의 뜻을 모르고 괴문중소구불면(怪問中宵久不眠) 밤이 깊었는데 왜 잠을 이루지 못하냐고 이상히 여겨 묻는구나

주석

사친(思親) 어버이를 그리워하며 생각함. 고향의 늙은 부모를 멀리서 그리는 마음을 읊은 한시(漢詩)이다.

갑자재경시(甲子在京時) 갑자년에 서울(경성)에 머무를 때 지었다는 창작 배경을 밝힌 부제.

학발(鶴髮) 학의 깃처럼 하얗게 센 머리. 백발이 된 늙은 부모를 가리킨다.

의문(倚門) 문에 기대어 기다림. '의문이망(倚門而望)'에서 온 말로, 어머니가 문에 기대어 자식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정을 뜻한다.

팔질(八耋) 여든 살, 팔순(八旬)을 이르는 말. '질(耋)'은 일흔·여든의 노년을 가리킨다.

은심동해(恩深東海) 부모의 은혜가 동해 바다보다 깊다는 비유.

신성혼정(晨省昏定) 혼정신성(昏定晨省). 저녁에는 잠자리를 보살펴 드리고 아침에는 문안드리는 것으로, 효자가 부모를 정성껏 섬기는 도리를 이른다.

이오(離烏) 까마귀는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새이다. '부모를 떠난 까마귀'는 어버이를 봉양하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식을 빗댄 표현이다.

중소(中宵) 한밤중, 깊은 밤.

심상·해설

갑자년 서울 객지에서, 팔순 백발 부모가 문에 기대어 자식을 기다릴 모습을 떠올린다. 동해보다 깊은 은혜에 겨우 삼 년 곁을 모셨을 뿐임을 부끄러워하며, 어버이를 떠나온 까마귀처럼 밤새 잠 못 드는 효심과 향수가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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