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1950년대
수처
수처(瘦妻)
여윈 아내
동상(同上) - 위와 같음
객심중야전처연(客心中夜轉悽然) 나그네의 마음은 밤중에 더욱 처연하여
몽리수처좌침전(夢裡瘦妻坐枕前) 꿈 속에 여윈 아내는 베개 앞에 앉아 있네
상사가약회천첩(想思佳約懷千疊) 상사의 좋은 약속에 그리움 천 겹이니
연리방연유백년(連理芳緣有百年) 연리의 꽃다운 인연 백년을 이어지리니
은근종로배회후(慇懃鐘路徘徊後) 은근히 종로 거리를 배회한 후에는
초창여등와기변(怊悵旅燈臥起邊) 근심스런 여관 등불에 누웠다가 일어난다
금소추월여류조(今宵秋月如流照) 이 밤에 가을 달빛이 물 흐르듯 비추니
대아한규야불면(待我寒閨也不眠) 찬 안방에서 나를 기다리며 잠 못 이룰 것이다.
주석
수처(瘦妻) 여윈 아내. 객지에 나온 남편이 고향에 두고 온 야윈 아내를 그리워하며 부른 말.
동상(同上) 앞의 것과 같음. 연작시에서 같은 제목·주제임을 표시하는 한문 투의 표현.
연리(連理) 연리지(連理枝).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한 나무처럼 이어진 것으로, 부부의 깊은 사랑과 변치 않는 인연을 비유한다.
종로(鐘路) 서울의 거리 이름. 나그네가 객지인 서울에서 떠도는 처지를 나타낸다.
한규(寒閨) 차가운 안방. 임을 멀리 보낸 아내가 홀로 지키는 쓸쓸한 규방을 가리킨다.
심상·해설
가을 달빛이 물처럼 흐르는 깊은 밤, 객지의 여관 등불 아래 잠 못 이루는 나그네와 고향의 찬 방에서 그를 기다리는 야윈 아내의 모습이 겹쳐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