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청량산에서
1940-1950년대

청량산에서

이용구 · 1940-1950년대
갑자춘(甲子春) 여자안동도예안(余自安東到禮安) 방도산종택(訪陶山宗宅) 류기일(留幾日) 잉여주손원각형유청량산(仍與胄孫源慤兄游靑凉山) 등림사오일(登臨四五日) 료기일수(聊記日首) 갑자년 봄에 나 홀로 안동에 가서 도산의 종택을 방문하고 며칠 머물면서 주손 원각형과 함께 청량산을 4, 5일 동안 유람하고 등림하며 한 수의 시로 이를 기록한다. 태흔석골불참치(苔痕石骨不參差) 흘립군봉사무이(屹立群峰似武夷) 임영사양춘조락(林影斜陽春鳥樂) 연하심처모종지(煙霞深處暮鐘遲) 감련고불한면좌(堪憐古佛閒眠坐) 추감선현강도시(追感先賢講道時) 산외백구금혹도(山外白鷗今或到) 구맹인거갱심수(久盟人去更尋誰)

주석

갑자춘(甲子春) 갑자년 봄. 60갑자로 해를 적은 것으로, 시를 지은 시기를 가리킨다.

도산종택(陶山宗宅) 퇴계 이황의 본가인 도산서원 일대 종가. 경북 안동 예안에 있다.

주손(胄孫) 종가의 맏손자, 곧 종손을 가리키는 말.

청량산(靑凉山) 경북 봉화에 있는 명산. 퇴계 이황이 즐겨 찾으며 학문을 닦던 곳으로 유명하다.

무이(武夷) 무이산. 중국 푸젠성의 명산으로 주자(朱熹)가 강학하던 곳. 청량산을 무이산에 견주어 성리학의 도량으로 높인 표현이다.

선현(先賢) 앞 시대의 어진 이. 여기서는 청량산에서 도학을 강론하던 퇴계 이황을 가리킨다.

백구(白鷗) 흰 갈매기. 한시에서 세속을 벗어난 은자(隱者)와 자연을 벗 삼는 마음을 상징한다.

심상·해설

이끼 낀 바위와 무이산처럼 우뚝한 봉우리, 안개와 노을 속에 더디 울리는 저녁 종소리가 어우러진 청량산의 봄 저녁에서, 떠나간 옛 선현을 그리는 마음이 차분히 번진다.

이용구의 다른 작품

비슷한 심상의 다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