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윌북 / 2026년 5월 / 332쪽 / 22,000원
▣ 저자 베른트 하인리히
숲을 사랑하는 생물학자. 어릴 적부터 숲속을 뛰놀면서 동식물을 보고 만지며 몸소 자연 세계를 깨쳤다. 취미도, 꿈도, 친구도 숲에서 만나고 발견했다. UC버클리와 버몬트대학교에서 33년간 교수로 재직한 그는 곤충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에 대해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마라토너로 활약하며 미국 100마일 울트라 마라톤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거둔 과학적 성취는 모두 숲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벽 근처에 굴을 파고 들어가 새를 관찰하고,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숲으로 들어가 벌들의 본거지를 찾아 나서는 그는 연필로 세밀화를 그려 대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그에게 배움의 터전은 실험실보다 메인주 오두막이라는 야생이었고, 그곳에서 오랜 세월 숲의 신비를 탐구해왔다.
▣ 역자 강유리
성균관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서 근무 중 번역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좋은 책을 발굴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매력과 자부심을 느낀다. 그간 『미움받는 식물들』, 『1도의 가격』, 『신뢰의 과학』,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등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다.
▣ Short Summary
자연을 사랑해서 숲에 살기를 선택한 90세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 1970년대에 곤충학 정교수직을 반납하고 메인주 숲으로 들어간 그는 오두막을 짓고서 그곳을 집이자 실험실로 삼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유년시절부터 친구들과 벌집을 찾고, 곤충을 수집하며 자연을 가까이해온 그는 마흔에 편리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숲속으로 들어가 자연의 현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저명한 생물학자인 하인리히는 미국 울트라마라톤 기록을 보유한 러너이기도 하다. 숲길을 달리다 보면 뜻밖의 연구 대상을 마주치기도 한다. 땅에 떨어진 채 죽을 위기에 처한 딱따구리를 집으로 데려와 보살핀 것도, 큰 잣나무 안의 아비새 부부 둥지를 찾은 것도 모두 러닝을 즐기다 마주친 우연한 발견이었다. 오두막을 통나무로 짓다 보니 겨울이면 낯선 손님들이 아늑한 실내로 찾아들기도 한다. 클러스터 파리나 사슴쥐 떼와 동고동락하며 이들의 생애를 연구하는 것 또한 그의 일상이다.
평생을 생물학에 전념했지만 그의 연구 열정은 지치지 않는다. 하인리히는 90대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소년처럼 설레어 하며 왕성한 연구를 이어간다. 자신이 몸담은 거대한 숲이 매번 새로운 관찰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송장벌레 부부가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동물 사체를 어떻게 옮기는지 궁금했던 하인리히는 나무 그루터기 사이에 방충망을 걸쳐놓고 그 밑 땅에 등을 대고 누운 채 관찰을 시작한다. 상모솔새가 영하 30도를 웃도는 매서운 추위에 어찌 살아남는지 확인하고플 땐 어두운 밤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 구멍 안에 손전등을 비춰 일일이 둥지를 조사한다. 직접 찾아내고 오랜 시간 관찰하며 스스로 원리를 깨치는 것이야말로 하인리히다운 접근법이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직접 보고 만지며 관찰한 숲속 모든 존재의 이야기가 속속들이 담긴 이 책은 하인리히가 남긴 모든 기록을 총망라한 연구 일지다.
하인리히는 숲속 생명을 인간과 비인간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에게 모든 생명은 저마다의 이름과 소속을 가지고 주어진 삶을 영위해나가는 평등한 존재이며, 살아남기 위해 공생하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숲의 상징은 흔히 나무라고들 하지만 하인리히는 나무가 숲의 주인공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개체를 소중히 여기고, 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숲에 머물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야말로 진정 그곳을 가꾸는 일이라는 게 그의 가치관이다.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매력적인 특성과 이야기가 빼곡히 깃들어 있는 법이다. 천선란 소설가의 말처럼 “이 한 권으로 지구의 생김새를 자세히 볼 수 있게 되는” 경이로운 안내서다.
▣ 차례
서문 | 숲 한가운데로 가는 길
식물
흙에서 시작되는 생명 / 바위 위에서 자라는 황자작나무
밤나무의 생존 전략 / 얼음폭풍을 이겨내는 나뭇가지 / 크리스마스트리의 비밀
곤충
애벌레가 남긴 잎사귀 암호 / 나방의 체온조절 / 솜진딧물 대가족
오두막의 겨울 손님 / 뜨겁고 빠른 북극뒤영벌 / 꿀벌의 벌집 지키기
벌들의 새집 찾기 / 풍뎅이와 빨간 꽃 / 송장벌레의 사체 옮기는 법 / 물맴이의 밤 산책
조류
큰까마귀의 협업 사냥 / 새대가리라는 말은 이제 그만 / 미지의 큰까마귀 탐구 생활
피비 일기 / 딱따구리와 대화하기 / 매의 우아한 사냥
상모솔새의 겨울나기 / 고생 끝에 찾아온 악마쏙독새
포유류
우울과 동면은 한 끗 차이 / 붉은다람쥐의 군것질거리 / 죽이고 살리는 코끼리와의 동거
맹수들의 사냥 방식 / 포식자의 달리기 본능
삶을 위한 전략
경쟁에 유리한 동조 전략 / 생존 게임의 규칙 / 순식간에 피어나는 이리스의 메커니즘
반시계 방향으로 자라는 덩굴 / 알록달록해지는 새알 예술 / 아름다운 것이 살아남는다
나무가 숲의 주인공은 아니다